서울 공업계 고등학교 첫 폐지…위기의 특성화고

  • 3년 전
서울 공업계 고등학교 첫 폐지…위기의 특성화고

[앵커]

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남들보다 일찍 사회 진출을 준비해온 특성화고 학생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.

극심한 취업난에 특성화고 기피 현상도 커지면서 서울 지역 공업계 고등학교 가운데 처음으로 폐교 사례가 나왔습니다.

방준혁 기자입니다.

[기자]

서울의 한 공업계 고등학교입니다.

올해 120명의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었지만, 실제 입학생은 23명에 그쳤습니다.

이마저도 일부가 전학 등으로 이탈해 현재는 19명만이 남아 있습니다.

"3~4년 전부터 (신입생이) 급격하게 줄어든 것 같아요. 내년에도 더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니까…"

학교는 결국 폐교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.

내년부터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고 현재 1학년이 졸업하고 난 2024년부터 인근 휘경공고에 통합될 예정입니다.

학생들은 착잡한 심정입니다.

"여기 졸업하려고 열심히 공부 했는데 갑자기 폐지한다고 하니까 학교를 계속 다녀도 되는 건가…"

충원율로 고민인 것은 이 학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.

올해 서울시내 특성화고 70곳의 신입생 충원율은 84%, 미충원이 발생한 학교는 49곳으로 5년 만에 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.

이는 특성화고 졸업생이 겪는 극심한 취업난과 무관하지 않습니다.

코로나 여파까지 더해 지난해 전국 직업계고 졸업생 가운데 취업자 비율은 27.7%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습니다.

이렇다 보니 대학 진학을 선택하는 학생도 크게 늘었습니다.

"주변에서 취업에 유리하다고 대학에 가는 게 좋다 해서…"

전문 직업인을 양성한다는 특성화고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, 학생들은 연일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.

"특성화고 홍보 보고 학교 왔다가 인생 사기당한 것 같다는 학생들은 도대체 누가 책임져주는 겁니까."

특성화고 학생들의 안정적인 취업 준비를 위해 종합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.

연합뉴스TV 방준혁입니다. (bang@yna.co.kr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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