한국 지킨 ‘유령’ 떠난다

  • 그저께


빨간 마후라 빨간 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 하늘의 사나이는 빨간마후라

1960년대만 해도 우리 군사력은 북한에 밀렸습니다.

공군력은 특히 미그-21을 보유한 북한에 크게 열세였습니다.

그랬던 대한민국이 미국으로부터 팬텀기를 도입한 건 지난 1969년이었습니다.

당시는 김일성 북한 주석이 중국을 방문하고 베트남이 공산화되는 등 안보 위기가 고조되던 시기였습니다.

대한민국은 미국 영국 이란에 이어 세계 4번째 팬텀 보육국이 됐습니다.

1975년엔 국민들이 163억 원의 방위성금을 모아줬습니다.

국민학교 어린이부터 대기업인에 이르기까지 각계 각층이 기꺼이 낸 방위성금으로 마련한 팬텀 전투기 5대는 필승편대로 명명되는데…

그 팬텀기가 다음달 퇴역합니다.

국민의 손길로 태어난 팬텀이 수원에서 청주로, 대구와 사천, 여수, 군산을 지나 국민의 마음속으로 고별비행을 했습니다.

기체 곳곳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지만, 우렁찬 굉음은 더 날고 싶은 노장의 목소리 같았습니다.

[박종헌 소령 / 제153전투비행대대]
전 국민의 성금으로 날아올랐던 필승편대의 조국 수호 의지는 불멸의 도깨비 팬텀이 퇴역한 후에도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입니다.

강산이 다섯 번도 더 바뀌는 동안에 대한민국 하늘을 지켜온 팬텀,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.

필승.


천상철 기자 sang1013@ichannela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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